계속해서 몰입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다시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책으로 돌아와서, 몰입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제목도 그래서 "몰입의 즐거움"입니다.(원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역시나 몰입분야의 선구자이자 대가답게 깊이있는 이론들이 베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과연 몰입을 다루는 책인지, 아니면 인생의 행복을 다루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몰입을 통해서 행복을 찾자는 것이 대전제이니 인생의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다루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이 책의 줄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집필한 책의 공통점이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곁이야기를 상당분량 할애해서 사고의 고리가 삼천포로 빠지기 쉽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수긍이 가면서도 왜 이런 내용이 나오는지 몇장 앞을 다시 들추게 됩니다.
하지만, 내용자체는 매우 좋습니다. 우리가 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의 시간을 크게 생산, 유지, 여가의 세가지 분류 속에 사용한다는 것은 명쾌한 정의인 것 같습니다. 생산은 당연 일(직업)에 관한 것이고, 유지는 밥먹고 배설하고 세수하는 것과 같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나머지가 해도되고 안해도 되는 일들을 위한 여가시간입니다.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생산을 위한 시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여가시간도 생산시간 못지 않게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생산과 여가시간의 몰입을 통해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대부분의 챕터가 일과 여가에 대해서 말합니다. 일과 즐거움에 관한 것은 다른 책에도 비슷하게 기술된 것이 많습니다. 같은 일을 두고서도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과 능동적으로 일하는 것은 그 몰입도가 틀려집니다. 몰입도가 낮아지면 그 일에 따분함을 느끼게되고, 불만이 쌓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의 능률도 자연히 떨어지지요. 그러나 능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해당 일에 대해 몰입도가 대단히 높아지고, 그 일을 통해서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성과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구요. TV에 생활속 대가(혹은 달인)의 이야기가 간혹 나오는데, 달인들이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하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능동적으로 몰입하여 즐거움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글로는 이렇게 쉽게 느껴지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것이 일에 대한 몰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긍은 가나 뜬구름 잡기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글처럼 쉽게 된다면야 누구나 행복해야 하겠지요.
여가시간의 활용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수긍이 갑니다. 조사를 통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여가시간의 수동적인 활용과 능동적인 활용을 분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TV 시청과 같은 수동적인 여가 활용은 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몰입도가 낮은 편이지만, 운동/독서/게임과 같은 능동적인 활용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하고 몰입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여가를 수동적으로 활용하든 능동적으로 활용하든 행복의 정도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통계조사 자료입니다. 이에대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비록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행복척도는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지만, 그것은 설문조사에 숨어있는 함정이라고 말합니다. 즉,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하더라도 남들에게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원하는 것이 높은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십분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같이 행복하다고 말하더라도 그 경험의 질이 다를테니까요. 그래서,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서는 여가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결론짓습니다. 일견 맞는 얘기이긴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일의 강도가 상당한 환경에서는 여가시간마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것이 모두 옳을 것인가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차라리 일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이 훨씬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모두가 맞는 이야기이지만, 뭔가 뜬구름잡기같은 느낌이 듭니다. 고개는 끄덕여지지만 실제로 몰입을 할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해메게 됩니다. 어짜피 몰입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군더더기를 좀 빼고 슬림하게 내용을 채웠으면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몰입을 통한 행복찾기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에 관한 여러책들을 기본으로 읽은 후, 황농문 교수님의 책과 같은 실제 경험들과 몰입의 과정들을 기술한 책과 같이 읽는게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행복의 중요한 요소로서 몰입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몰입에 대한 주제에 대해서 조금 더 파고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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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9 - [Book/Review] - 몰입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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