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상세보기
기욤 뮈소 지음 | 밝은세상 펴냄
세련된 영상기법을 선보이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한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세 번째 장편소설. 작가는 한편의 헐리우드 영화를 보듯 속도감 있게 사건을 그려내고 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품고 뉴욕에 온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와, 아내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인생의 모든 꿈이 산산조각 난 의사 샘이 운명처럼 만나 불꽃같은 사랑에 빠져든다. 48시간의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의 시간이 지나가고, 줄리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요?

기욤 뮈소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면서, 그가 운명과 사랑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운명에 대해서 말이지요. 그의 소설에는 운명과 사랑이라는 중심 테마 외에도 다수의 소재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주인공은 실연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매력적인 의사로 나온다거나, 여자 주인공은 누구나 끌릴만한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남자 주인공에게는 가장 소중한 친구가 등장하고 그 친구가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등입니다. 아! 또 있군요. 항상 초자연적인 현상이 하나 등장합니다. 일전에 읽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고, "구해줘"에서는 10년 전에 죽은 여형사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죽음의 사자"로 등장합니다.

"구해줘"라는 작품으로 인해 기욤 뮈소는 프랑스내에서 85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한달을 5주라고 치더라도 1년 이상을 프랑스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이야기네요. 이야기... 상당히 흡인력있고 재밌습니다. 처음엔 첫눈에 서로에게 반한 한쌍의 연인이 나옵니다. 그저 그런 연애소설인가보다 하고 이야기를 읽다보면 점점 주인공은 운명이라는 얄궂은 장난에 빠져듭니다. 그러다가 적당한 액션이 가미된 범죄 스릴러로 넘어간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그러다가 다시 결말은 연애소설로 끝이 납니다. 마치 이런 장르의 전환인 듯 보이는 중요한 사건이 소설속에 등장하고 그래서 약간 지루해질 타이밍에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몇장을 더 넘기게 만듭니다.

"구해줘"에서는 크게 4가지의 중요사건이 등장합니다. 첫번째는 남자 주인공인 샘 갤러웨이와 줄리에트 보몽의 운명적인 만남이겠지요. 둘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만나게 되고 보자마자 서로에게 끌리며 이틀 간을 불같은 열정을 태우며 보냅니다. 그러나 줄리에트는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가야 할 처지였고, 둘은 그렇게 공항에서 헤어집니다. 그런데, 줄리에트 보몽이 탔던 비행기가 기체결함으로 사고가 나서 전 승객이 죽는 참사를 당합니다. 샘은 참사소식을 듣자마자 실의에 빠지게 되고 그러는 와중에 "죽음의 사자"인 그레이스 코스텔로를 만납니다. 여기까지가 두번째 사건이 되겠지요. 세번째 사건은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자신의 딸인 조디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곧 조디가 큰 곤경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번째 사건 이후는 완전 범죄스릴러 소설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해진 운명에 따라 벌어지는 케이블카 추락사고가 일어납니다. 마지막에는 아주 약한 반전이 있게 되구요.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죽음의 사자"이며, 비행기 사고에서 죽었어야 할 줄리에트를 정해진 운명에 따라 다시 데려가기 위해 왔다는 것으로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기욤 뮈소는 운명론자이기는 하지만, 운명 예찬론자는 아닐 것 같은 느낌을 받게됩니다. 분명 운명 속에는 뭔가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의식은 있지만, 그것을 부정하고 싶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시간여행을 통해서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으로 나타나게 되고("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죽음의 사자"인 그레이스를 끊임없이 설득하려는 샘의 모습에서 나타납니다("구해줘"). 그리고, 결국은 운명을 바꾸는 것에 성공을 하게되지요. 그러나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들어있습니다.

기욤 뮈소의 작품. 소재도 상당히 독특하게 잘 버무려있고, 적절한 궁금증도 자아내고 있습니다. 괜찮은 작가를 발견한 듯합니다. 그의 작품이 몇가지 더 있는 것 같은데 읽어봐야겠습니다. 로맨스와 더불어 신선한 소재를 찾고 싶은 분들에게 그의 작품은 매우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운명은 정말 정해져 있을까? 저의 대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에요. 어찌보면 기욤 뮈소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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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xa